►김혜련 풀잎문학상 수상(심사위원장 박효석 시인과 함께)
지난 11월 5일(토)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된 제12회 북한강문학제에서 광양 출신 김혜련 시인이 제19회 풀잎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.
풀잎문학상은 2003년 경남 중산리 천상병문학제에서 월간 ≪시사문단≫ 손근호 발행인과 전 동국대 국문과 교수 문정희 시인에 의해 제정된 것으로 올해 제19회를 맞이하는 권위 있는 문학상이다. 올해 출간된 시집과 발표 작품을 기준으로 각 지역에서 풀잎처럼 청초하고 지역 문학 발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한 기성문인을 선정하여 수여하고 있다.
이날 대상을 수상한 김혜련 시인은 "지난 20여 년 동안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우리 지역에서 풀잎처럼 청초하고 순수하게 시를 쓰는 시인으로 살겠다."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.
김혜련 시인은 2020년 5월 월간 ≪문학21≫에 시 '그 섬으로 가는 길' 외 4편이 신인상에 당선돼 20여 년 동안 시를 써오고 있으며, 시집 『피멍 같은 그리움』(2007), 『가장 화려한 날』(2010), 『야식 일기』(2020), 그리고 2023년에 출간할 네 번째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.
화살나무
김혜련
토실토실 살이 오른 겨울 추위
어지간한 나무들은 속옷조차 걸치지 않은
합법적인 나체의 시간을 즐기는데
그녀는 한사코
회갈색 코르크 날개를 고집한다
머리카락까지 얼어붙게 하는
엄혹한 추위 속
그녀의 코르크 날개는 금속성 산업화를
연상시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
열 달 내내 공들여 품어온
자궁 속 아이들을 지키려는
어미의 처절한 사랑이다
귀신의 화살 깃이라는 다소 거친 닉네임으로
자식을 잉태하고 지키는 우리 어머니다